보관물

월간 보관물: 6월 2011

태국에서의 마지막 이틀을 후아힌에서 보내기로 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월요일이 방콕에서의 마지막 날. 할게 있다면 이날 다 해치워 버려야 한다!는 각오로 아침부터 엄청난 스케줄을 소화하기 시작했다. 일단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모과 치유와재생센터 바로 옆에 있는 짐톰슨 하우스 방문. 아… 이렇게 아름다운 집에서라면 에어컨 없이 방콕에서 살 각오가 되어있다…

아니나 다를까 짐톰슨 하우스를 둘러본 후 짐톰슨 하우스에서 또 잔치를 한 판 하고…

우리는 강가로 나가 배를 타고 이동하기로 결정! 사람들이 바글바글 앉은 매를 타고 똥물이 튀어 들어오지 않게 안간힘을 써 막으면서 방콕의 왕궁으로 갔다. 모과오빠는 만약 내가 이 똥물에 빠지게 된다면 나는 굳이 기어나오지 않고 그냥 그대로 죽을란다… 라고 말했다…

얼마전 왕궁을 다녀왔다는 박모과 님은 왕궁 앞 오봉뺑에서 나를 기다리기로 하고… 나는 홀로 거대한 왕궁의 문으로 들어서는데… 강렬한 컬러와 반짝이는 보석으로 뒤덮힌 그 신비로운 왕궁에 다가가자 뭔가 이상한 기운이 돌면서 미지의 세계로 빨려 들어가는 듯 했으나, 반바지는 출입 안된다는 경비원의 제재를 받고… 치마를 빌려 입은 후 다시 왕궁으로 입장. 에메랄드 사원에 들어가 나도 모르게 삼배를 드렸다는… 왕궁은 언제나 뭔가 항상 내 집같고 편안하단 말이지… 흠… 전생에 우리 집이었을 수도… 응?

왕궁 다음 코스는 바로 카오산 로드!! 카오산에 가기 전에 왕궁 근처의 강변에서 잠시 풍경을 감상하며 칠링하는 시간을… 벤치는 열기에 뜨끈뜨끈하게 달아올라 있었고, 눅눅한 바람은 솔솔 불고, 곳곳에 정신 나간 듯 앉아 있는 사람들도 보이고… 아 너무 좋았다.

그리고 내가 분명 카오산에 가긴 갔는데, 맥주 한 병 마시고 완전 헤롱헤롱 해져서 길바닥에서 팟타이를 사서 완전 게걸스럽게 먹어 치우는 바람에 사진이고 나발이고 없음… 그래도 나 진짜 카오산 갔었는데…

아무튼 우리는 이번에도 배를 타고 이동하기로 결정했다! (내가 어제 행오버2 보다가 ‘우와 방콕에도 강이 있어?!’라고 무식 발언 한 덕분에… 모과님께서 꼭 강을 보여주시겠다 했던거다…) 마침 해질녁이라 노을이 너무 아름다웠다!! 이렇게 배를 타고 우리가 간 곳은 바로…

시로코! 요즘엔 좀 시들해져 사람들이 많이 안 간다는 시로코지만, 어쨌든 한 번은 가볼만한 곳! 방콕의 야경을 내려다 보면서 칵테일 한 잔 하는데 너무 기분이 좋아서, 우리는 서로 홍콩 할매 할배 샷을 찍어 주었다.

이걸로 오늘의 미친듯이 빡쎈 일정이 마무리 되는가 싶었는데… 그게 아니라, 내가 가기 전 한번 더 봐야겠다는 혜진언니를 만나 둘이서 태국 위스키 쌩쏨과 콜라, 레드불을 바께쓰에 말기 시작했다…

내일 후아힌… 갈 수 있을까…?

어디까지 얘기했더라… 아! 아무튼 토요일 밤 내 영혼을 게살 국수와 함께 우주로 날려보낸 뒤, 드디어 일요일!
일요일은 웬일로 날씨가 맑고 화창하여, 수영장 한 번 안가면 섭섭할 것 같아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수영장으로 고고!
수영복도 입고, 책도 들고, 선글라스, 모자 다 챙겨 갔는데, 결국 물에 몸 한번 담그고 계속 자다 왔음… 피곤했던거지…

아무튼 일요일은 짜뚜짝 가는 날! 박모과 님이 ‘내 방콕 가이드 인생 3년의 철칙이 있다면 그건 왕궁과 짜뚜짝을 같이 안가주는 거다’라고 하여… 그리고 혜진언니가 고맙게도 자원해주어 둘이 함께 어제 처음 타보고 완전 적응된 방콕 지상철을 타고 짜뚜짝 고고해서 쇼핑을 미친듯이 하지 않고 일단 밥부터 먹자고 해서 또 먹고…

그리고 짜두짝을 돌아다녔으나, 아 너무 복잡하고 뭐가 많고, 힘들어… 결국 대충 둘러보다 다시 시암으로… ㅎㅎㅎ

시암으로 돌아와서 모과 오빠와 타이 수끼를 (또!) 배가 터질때까지 먹고 우리는 방콕을 배경으로 찍었다는 행오버2 를 보러 갔다. 아… 진짜 웃겼다. 대박.

2011년 하반기를 맞이하야 에이전시3351 대표님이 알아서 자체 휴가를 내어 방콕에 다녀왔다. 맨날 출장으로만 돌아 다니다가 온전히 휴가만을 위해 떠나는 건 처음인 것 같은데, 왠지 나도 모르게 공항에서 수속을 밟으면서도 죄책감이 느껴졌다. 그래도 뭐 일단 나는 좀 쉬어야 겠으니까 죄책감이고 나발이고 방콕으로 고고.

방콕 공항에 내려 택시를 타고 겨우겨우 찾아간 박모과 재생과치유센터에서 모과 오빠와 재양이와 인사를 하고 짐을 슬슬 풀며 휴식을 취하기는 개뿔, 일단 트렁크 던져놓고 옷 갈아입고, 화장 다시하고 베드서퍼 클럽으로 고고. 베드서퍼에는 이날 A Track이 와서 아주 사람이 너무 많고 재미있어서, 우린 일단 예거 한 병을 시켜 무조건 샷으로 막 들이키다가… 나는 목이 말라서 예거를 샷으로 마시긴 했는데 갈증 해소에는 별 도움이 안되는 듯했다… 아무튼 원래 방콕의 클럽과 술집은 새벽 2시까지만 하게 되어있는데, 이날은 음악도 너무 좋고 재미있어서 새벽 3시까지 달려주셨다… 그 이후 애프터 클럽 비밀의 그곳에서 내일이 종말인 것처럼 놀다가 집으로… 첫날부터 완전 하드코어 내가 뻗어 버렸다는…

다음날, 느지막히 일어나 밥을 먹으러 나가려는데 지갑이 없어진 것을 발견… 설마… 하고 일단 나가서 밥 먹고, 마사지 받고 들어왔는데, 설마했던게 진짜 없네… 허한 마음 달래려 박모과님께서 우리를 망고 트리로 인도하사, 사람이 과식으로 죽을 수도 있음을 체험.

금요일 밤 또 무엇을 하나 고민고민 하다가 일단 와인 한 잔 하자!고 해서 롱테이블로. 방콕의 야경을 바라보며 와인을 마시는데, 처음에는 세 명, 다음에는 네 명, 결국 아홉명이 되어 우리는 또다시 애프터 클럽 비밀의 그곳으로…

다음날. 방콕에서 살고 있는 혜진 언니를 만나러 통로로 가는 길. 오랫만에 한국 사람 만난 혜진 언니와 폭풍 수다!! 일요일에 함께 짜뚜짝에 가기로 약속을 하고.

시암의 재생과치유센터로 돌아와서… 일주일만 있겠다고 했다가 석달을 눌러 앉은 재양이가 드디어 한국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지켜본 뒤 우리는 다시 통로로. 통로의 미팅룸이라는 바에서 와인 한 잔 하려고 하는데… 이번 방콕 여행의 복병인 박승오빠를 여기서 또 우연히 만나고, 모과 오빠의 태국 친구들도 하나 둘 씩 모여들면서… 우리는 통로 근처의 한 클럽에 가기로 결정! 했는데 시간이 벌써 1시… 결국 사람 미어 터지게 많은 그 클럽에서 30분 놀고 나왔다는…

방콕의 새벽 2시는 왜 이렇게 빨리 오는가… 클럽에서 나온 우리는 계란 국수를 먹네, 게살 국수를 먹네 방황하다가…결국 모과 오빠와 박승 오빠, 나는 게살국수와 굴전을 폭풍 흡입. 내일은 짜뚜짝 가는날!

아…왜 포스팅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하겠다고 했다가 사진 정리하느라 죽겠네…일단 오늘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