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의 큐브릭
홍대앞 간지 카페의 부흥을 이끌었던(?) 아티스트 에테르 님께서 그 근처에 아주 얌체같이 또 하나 새로운 카페를 디렉팅해서 새로 오픈했다. 그리하여 어젯밤, <바자> 12월에 소개하기 위해 사전 취재차 찾아갔다. 이 카페는 파스텔 뮤직에서 운영하고, 아트 디렉팅을 에테르가 맡았는데, 그래서 작은 무대가 있고, 음향시설도 겁나게 빵빵하다. 어제는 마침 그 전날 민트 페스티벌에서 공연을 했던 막시밀리언 해커의 팬미팅이 이곳에서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인기 캡 많은 막시밀리안 해커… 독일에서는 사실 아무도 모른다던데… 진실은 저 너머에… 아무튼 내가 갔을 때는 팬미팅과 작은 미니 콘서트가 다 끝나고 팬들이 싸인을 받기 위해 줄줄이 서 있었는데, 에테르는 나보고 싸인하나 받으라며 겁나 깝죽거리고, 자기는 아무 관심 없는 척 하다가, 마지막에 잽싸게 달려가서 싸인을 받더라. 인간아…-_-;; 팬미팅이 끝나고 카페 내 정리를 한 후, 에테르와 함께 천민자본주의가 판치는 홍대앞 개판의 상황과, 담배와 커피와 맥주와 음악과 아트가 있는 옛 카페들을 그리워하는 수다를 떨었다. 에테르는 그 말투랑 목소리가 너무 방정맞아서 뭔 말을 해도 다 어이없게 들리고, 다 농담으로 들리는데, 사실 자세히 들어보면 대체적으로 맞는 말들을 한다. 자기 작품값이 몇배 뛸거라는 말만 빼고… 김사장님이 커피잔 속 에테르를 판 후부터 홍대 앞에 가면 어디 갈데가 없었는데, 술주정도 부리고 공짜 커피도 얻어먹고, 아주 우리가 마음놓고 진상을 떨 수 있는 카페가 생겨서 너무 기뻤다. 아무튼 카페 이름은 ‘숲의 큐브릭’이고, 홍대 나물먹는 곰 뒷편에 있으니, 예쁜 카페에서 간지 부리고 셀카 찍어대는 된장들은 오지말고, 아메리카노 더블샷으로 진하게 들이키는 헤비스모커들만 많이 오시길…

김연아
요즘 아주 김연아 보는 재미에 옛날 경기를 돌려보고 또 돌려보고 하다가 맨날 새벽 세시에 잔다. 에테르는 ‘니가 늙어서 이제 젊은 애들 기 빨아먹고 사는구나’라고 하고, 최보원 양은 ‘지루하고 재미 없기로는 발레랑 체조 뺨치는 그걸 뭐가 재밌다고 보고 앉았냐’며 타박을 하더라… 하지만 요즘 김연아 세계 신기록 빵빵 터지는거 말고는 나에게 오르가즘을 주는게 아무것도 없…
어쨌든 이렇게 뭐 하나에 꽃혀서 뚫어져라 본 게 중학교 때 HOT 이후 처음이다. HOT에 빠졌을 때는 HOT 나온 모든 프로그램을 다 녹화 해놨다가 비디오 테잎이 늘어질 때까지 보고, 또 보고, 밤새도록 보는 바람에 원래 2-3만원 나왔던 전기요금이 10만원에 육박하게 나와서 엄마한테 맞아 죽을 뻔했었다. 그런데 지금 내가 이 나이에 김연아 보느라 그 짓을 또 하고 있다… 아, 이제 전기요금은 나의 몫.

그리고 여기에 또 하나, 나에게 즐거움을 주는… 맨날 넘어지는 이탈리아의 캐롤리나 코스트너. 아 왜 맨날 넘어지냐고… 아 정말 얘만 보면 웃겨 미치겠다. ㅋㅋㅋ 이번 피겨 그랑프리 캐롤리나 코스트너 굴욕 2종 세트… 아 너무 미안한데, 너무 웃겨서…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또 하나 웃긴게 있다면, SBS의 ‘이모삼촌’ 간지 해설… 김연아만 나오면 서울대 들어간 조카 얘기하듯 해설하는 두 사람. 예를 들면 뭐 그런거다.
‘아 어쩜 점프가 저렇게 부드러울 수가 있죠~’
‘김연아니까요~’
아니면,
‘아~모두 일어났네요, 기립박수에요~’
‘아~여기 미국이거등요~’
아니면,
(김연아 세계 최고 신기록 점수가 발표되고 나서)
‘아니, 이건 뭔가요!’
‘아니, 저 점수는 도대체 어디서 나온거죠?!?!?!’
아니면,
‘우워워워워!’
‘우워워워워!’
(김연아 2번 연속 점프 성공 후)
아니면,
‘자, 이번에는 방상아 해설위원의 친절한 해설을 들으면서 다시 한 번 더 경기 감상하시죠’
‘오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 (방상아, 말 안하고 계속 웃음)
제대로 된 해설 한 명 없는 우리나라의 열악한 피겨 상황…
A GIRL of JAIL
지난달 화보촬영에 썼던 쇠창살 소품을 스튜디오에 짱박아놨다가 오늘 아침 사무실로 다시 가져왔다. 우리 어시스턴트 시켜서 을지로에서 거의 007 간지로다가 전화통화를 하며 10만원에 쇼부보고 제작한 쇠창살. 이거 못구해서 몇일동안 얼마나 마음 고생이 심했는지…흑. 아무튼 내 자리 옆에 세워놓으니, 안그래도 사무실 제일 구석 자리인데, 이건 뭐 마음잡고 글 쓰려고 마누라한테 나 좀 가둬 달랬다가 진짜 교도소 쇠창살로 만든 방에서 살았다는 이외수 아저씨 간지였다. 회장님이 사무실로 내려오셔서 이걸 보더니, 멋지다고 극찬을 하시며 진짜로 이걸 여기다 박아두실 기세로 덤벼드시길래… 얼른 창고에 다시 넣어놔야겠다. 다음에 언제 또 써먹을 날이 오겠지.

벽초지수목원
ELLE girl의 스타 에디터 김선민님께서 수목원에 장소 헌팅을 가야하는데 차가 필요하니 henooc의 노현욱 님을 꼬시고, 둘만 가면 뻘쭘하니, 나를 꼬셔 우리는 일요일에 함께 파주에 있는 벽초지 수목원을 가게 되었다. 이 애인도 없고 할일도 없는 인간들…-_-; 아무튼 오랫만에 소풍 나가는 기분으로 담요도 챙기고 커피도 챙기고, 김밥, 만두, 떡볶이, 군고구마, 귤 등을 잔뜩 싸서 약 2시 30분 경에 만나서 출발하자마자 차에서 신나게 먹기 시작. 그러나 네이게이션은 우리를 알 수 없는 곳으로 이끌고, 출발한 지 40분만에 제대로 된 길로 들어서서 냅다 파주로 달렸다.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용미리와 달랑리를 지나, 비암천을 건너 도착한 벽초지수목원은 수목원이라기보다는 뭔가 공원의 느낌이… 노현욱 님은 신나게 카메라를 꺼내 들었다가 한 세장 찍고 밧데리가 나감… 그래도 우리는 씩씩하게 잔디밭에서 김밥도 먹고 고구마도 먹고, 배가 터질때까지 먹다가, 커플들을 졸라 째려보고, 이왕 온 거 여기저기 다 둘러보자고 이리저리 돌아 다니다가, 해가 다 질 때쯤 나왔다. 이곳 또한 어제의 민트 페스티벌과 마찬가지로, 야외이지만 금연이라 우리를 환장하게 만들었다. 다시 서울로 돌아가는 길은 내가 대학교 다닐때 맨날 다니던 길이라 잠시 옛 추억에 잠겼다가, 노현욱 아이팟의 ‘모다시경’이 부르는 미소천사를 박장대소하며 들으며 서울로 와서, 가로수길의 터틀에서 뜨거운 커피 한잔의 여유를 부리며 하루를 마무리 했다. 과연 우리는 로또가 될까? 과연 우리는 애인이 생길까? 촉은 오는데, 미래는 알 수 없다.

GRAND MINT FESTIVAL
어르신 모시고 페스티벌 가기 2탄, 지난 지산 밸리 페스티벌 선희 선배에 이어, 오늘의 어르신은 김정민 님. 김정민님은 전날 밤부터 설레어 하며 뭘 입을까 계속 고민했지만, 결국 당일 아침 늦잠을 잔 관계로 급하게 줏어입고 나온 것이 마치 스타워즈 커스튬 마냥… 아무튼 우여곡절로 아주 찾아간 민트 페스티벌은 뭐 별로 재미도 없고, 야외인데 담배를 못 피게해…… 문 샤이너스 보고, 잔디밭 안에 흡연 존을 벗어나지 않은채 가만히 앉아 있다가, 크립스가 나와서 조니 마 형님 얼굴을 한 번 보니 또 재미가 없었다. 홍대앞 인기 파아노 강사 전지한님께서 피터팬 컴플렉스 공연을 하신다길래, 의리상 한 번 봐야지…하고 갔는데 오랫만에 주은 언니도 만나고, 기대도 안했는데 이날 본 중 최고 공연. 전지한 님께서는 나중에 통화를 하며 오프닝 영상 망친 놈들을 다 잡아 족치고 싶다며 열변을 토… 내일은 360이 줄줄이 나온다는데, 미안, 나는 수목원에 가야해서…

LOUIS VUITTON 2010 S/S
내가 패션 기자는 아니지만,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이제 이런거 보면 대충은 안다. 다음시즌 루이비통 디자이너 바뀌겠네… 역사와 전통의 루이비통의 부흥을 이끌다 못해, 하이퍼 상태로 이끌어 버렸다는… 아르노 회장이 마크를 언제까지 지멋대로 하도록 내버려 둘까? 라는 내 밥그릇에 일말 도움도 안되는 걱정이 된다. 
사진은 style.com

